붉게 물들인 밤

완결
짓밟아야만 가질 수 있는 여자였다. 그래서 모든 걸 잃게 하고 비천하게 떨어뜨렸다. 살을 맞고 땅에 떨어진 새처럼 설리연은 잘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윤강은 여자의 이런 모습도 싫지는 않았다. 지금, 그녀는 선나라 태자비가 아닌 저의 노비가 되어 있었다. “네 나라의 폐세자를 살려 주면 너는 나에게 무엇을 주겠느냐.” “…무엇이든지요, 전하.” 나를 바라보게 한다면 여자는 더욱 고통스러워할까. 그렇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행복 따윈 남지 않은 여자라면 고통을 받아도 내 곁에서 받으면 그만인 것을. “내게 준다고 했던 그 무엇이 네가 되어야겠다.” *** 곧 금침 위엔 오로지 날것의 고운 선이 드러났다. 보면 볼수록 더 아름다운 여인 본연의 아름다움이었다. 설리연은 지금 그의 앞에 있었다. 연홍색 나비도 아니었고, 기분 좋은 새도 아니었고, 하얗게 웃고 있지도 않았지만 저의 앞에 있었다. 이리 가까이서 벗기고 보니 더욱 어여쁘지 않은가. “너는 철저하게 내 여자로 살게 될 것이다.” 그는 엄한 말을 뱉고 있는 입술 끝에 비스듬한 미소를 걸었다. “그림자부터 뼛속까지 내 여자가 되겠지. 오직 내 몸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내 여자.” 리연은 그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몸을 자잘하게 떨었다. 이 진저리 나는 집착의 끝이 있긴 할까.
#로맨스판타지 #역사/시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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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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